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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일기

35주차, 기다림이 깊어지는 시간.

by moamoa7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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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보고싶어

 
 
나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온 지 어느덧, 35주 하고도 5일이 지났다.
결혼한 지 1년 정도 지난 후였다. 자연스럽게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2번의 실패를 겪고 나서, 마흔이 될 때까지 생기지 않으면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자고 우리 부부는 그리 다짐했고, 그렇게 서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너무 늦지 않게 새 생명이 찾아와 주었고, 어느덧 35주라는 만삭에 가까운 날들이 다가왔다.
아기용품과 출산준비물을 챙기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정말 엄마가 되는 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였다. 또 아이가 세상을 보기 전까지 혹시나 하는 잘못된 생각과 걱정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요 몇일은, 점점 더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남편과 나는 신기해 하는 중이다.
이제는 태아가 많이 자랐기 때문에 뱃속이 좁아져서 태동이 눈에 띄게 보인다. 배가 꿈틀거리기도 하고, 찌그러져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도 하고, 특히 잠잘 때는 옆구리를 훑어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허리와 갈비뼈, 환도, 꼬리뼈와 등이 아파서 한 자세로 누워있지도 못하고, 좀만 서서 집안일을 한 뒤에는 발이 퉁퉁 붓기도 한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태동으로 잘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니, 태동을 느끼기 전 초기, 중기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안하다. 몸이 많이 무거워진 탓에 요새는 점심밥을 차리는 것도 힘이 들더라. 고맙게도 남편은 저녁정도는 시켜 먹자고 한다.

우리집 댕댕이

우리집 강아지는 내가 임신한 핑계로 산책을 잘 해주지 못하고있다. 집에서 장난감 공을 던져주고 물어오는 등으로 놀아주는데 미안한 마음이 가득 든다. 산책을 나갔다 오면, 나가는 족족 나는 우리 댕댕이의 냄새를 견딜 수 없어, 목욕을시켜야 했고 목욕을 시키면 화장실 가득 나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바로 또 락스칠을 하며 욕실 청소를 해야 했다. 산책은 무리없이 다닌다 쳐도, 매번 목욕을 시키고  락스냄새를 맡아가며 쭈그려앉아 청소까지 해야하는  고충은 이루말할수 없이 너무나 힘이 들었다. 머리가 핑 돌고 배가 뒤틀린적도 있었다. 배가 이리 나온 뒤로는 자주는 못할 일 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종일 붙어서 외롭지 않게는 해주고 있지만, 얼마나 뛰어놀고 싶을까. 내가 임신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 강아지는 한숨을 푹푹 쉬기도 한다. 미안해_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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