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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선택'이라는 행위

by moamoa7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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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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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사회가 흔들리고, 경제도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한 가지 공통된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바로 '불안'입니다. 그리고 그 불안은 종종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더 크게 찾아옵니다. 지금 이 시대의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하루의 루틴부터, 사회 전체를 흔드는 거대한 결정을 내리는 일까지. 하지만 과연, 우리는 언제나 자유롭게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선택은 자유일까, 부담일까?

우리는 흔히 선택이 '자유의 상징'이라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다르게 말합니다. 그는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안'을 겪는다고 했습니다. 즉, 선택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동시에 책임을 지게 만드는 부담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투표소 앞에서 발걸음을 망설입니다.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불편하게 합니다. 이 순간 그는 선택의 자유보다, 선택의 책임 앞에 선 것입니다. 사르트르는 말합니다. "우리는 선택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창조한다"라고. 결국, 그 선택의 결과가 '우리의 삶'이 되는 셈이지요.

 

인간은 왜 결정을 미루는가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저서 『선택의 패러독스』에서 현대 사회가 우리에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지적합니다. 종류가 너무 많은 과자 진열대 앞에서 우리는 멍해지기 쉽습니다. 과거에는 단 하나뿐이었던 선택지가 지금은 열개, 스무 개가 되었지만, 우리는 그만큼 더 행복해졌을까요?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최선의 결정'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집착은 후회와 불안, 결정회피라는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특히 정치적, 사회적 선택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잘못된 선택이 가져올 결과는 내 개인을 넘어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문학은 말합니다. '완벽한 선택'은 환상일 뿐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은 중용(中庸), 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속에 있다고 했습니다. '최고'보다는 '균형잡힌' 선택이 우리를 더 인간답게 한다는 것이지요.

선택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행위

선택이라는 것은 단지 어떤 행동을 고르는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돌아보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의 삶을 끊임없는 선택과 결단의 연속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선택하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니다." 선택이란 곧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그 선택이 올바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됩니다.

요즘처럼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우리는 선택에 불안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이나 '집단의 분위기'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입니다.

불확실한 시대,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먼저, '지금 이 순간'의 감정보다 '긴 호흡'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인문학은 우리에게 긴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의 생각을 제공합니다. 그들의 지혜 속에는 우리가 지금 겼는 혼란을 견디는 방법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선택의 결과에만 집중하기보다, 선택의 과정에 더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답을 찾는 것'보다 '충실하게 고민한 과정'이 우리 삶을 더 성숙하게 만든다는 사실, 그 진실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선택은 늘 어렵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선택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문학은 말합니다. 선택 앞에서 흔들리고 고민하는 그 자체가, 이미 당신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어떤 선택이든, 그 끝에서 우리가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시대의 우리 모두가, 그렇게 스스로를 믿고 선택할 수 있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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